2053년 대한민국, 여전히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는 유행중이다.
30년 전 출시 직후, 망할 것만 같던 제노니아는 일주일 중 7번 패치(?)라는 기염을 토하며 국내 1등 게임이 되었다.
흔히들 말하던 ‘쌀먹’은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로 거듭났으며, 서버 랭킹 1위는 뉴질랜드에 섬을 샀다나 뭐라나…
폰게임을 직업으로 갖는 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하지만 세상엔 흐름이 있는 법, 나 역시 오늘 변변찮은 회사를 때려치고 오는 길이다.
‘김&장’ 같은 중소기업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 할 수 없다. 지금같은 시대에 변호사라니. 하, 부모님이 게임하라고 할 때 말좀 들을 걸…..
됐다. 인생은 지금부터다. 사직서를 작성하기 전부터 제노니아는 깔아뒀다.
“아싸!! 페어리 ‘태현’ 떴다!!”
조용한 지하철에서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소리쳤다. 덜컹이던 소리만 가득했던 지하철 안은 박수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젠장, 태현 급이라니, 저 사람 뉴스에 나오려나.
태현 급 페어리는 현재 나와 있는 18단계의 페어리 중 가장 높은 단계이며 가장 강한 페어리다.
세간에는 중동 부자가 태현급을 구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부럽다. 눈 앞에서 남이 인생역전 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속이 끓는다.
하지만 괜찮다. 나 역시 신분상승의 기회를 잡기 위해 세 달간 월급을 모아왔다.
비록 1번의 페어리 11회 뽑기지만, 오늘은 미리 점을 보고 정해둔 대운이 깃드는 날이다.
가보자! 이겨보자! 더러운 인생! 역전 한 번 해보자! 태현급이 아니어도 좋다! 제발 전설 정도만이라도!
엇박자로 뛰는 심장을 무시하고, 땀에 젖은 손으로 버튼을 눌렀다.
?!?!?!?! 번쩍 ?!?!?!?!?!
1개의 다른 이펙트를 가진 카드가 10개의 칙칙한 카드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최소 레어라는 뜻이다! 이거다!
오늘을 점친 무당누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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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희귀네 X발 진짜”